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김진하 칼럼] “벼랑 끝에서 일하시는 하나님”

기사승인 2020.05.27  07:15:41

공유
default_news_ad1

- 김진하 목사/증경평양노회장·예수사랑교회

▲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헤리포터를 쓴 작가 조앤 K 롤링은 1965년 영국 웨일즈의 시골에서 태어나 엑세터 대학 불문학과를 졸업했다. 포르투갈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다가 결혼했지만 곧 헤어지고, 생후 4개월 된 딸과 함께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 초라한 방 한 칸을 얻어 정착했다. 배고파서 칭얼대는 어린 아이에게 우유 사줄 돈이 없어 물병을 입에 물리고 울어야 했던 여자였다. 사회보장국에서 지원해주는 생활보조금 70파운드로 차디찬 마룻바닥에서 춥고 배고프게 밤을 지새워야 했다. 온 종일 갈 곳도 없이 어린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거리를 하염없이 헤매었던 가련한 여자였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허무하게 내 인생을 끝낼 수는 없지 않은가? 소녀시절 가슴에 품고 있었던 불씨가 살아나는 순간이었다. 글을 써보고 싶었다. 글을 쓰는 것이 어릴 적부터의 꿈이었다. 조엔은 런던 뒷골목 허름한 낡은 카페 니콜슨의 구석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한손으로는 유모차를 흔들어주면서 미친 듯이 글을 써내려갔다. 8만 단어에 이르는 방대한 원고를 복사할 비용이 없어서 스스로 구식 타자기로 타이핑을 하면서 글을 썼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이렇게 해서 탄생되었다.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된 이 책은 세계 최우수 아동도서로 선정되었고 스마티스상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현재까지 약 60여 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3억 부 이상 팔리는 출판사상 유래 없는 대 성공을 거두었다. 살다보면 오도 가도 못할 사방으로 우겨 싸임을 당할 때가 있다. 아무리 참고 인내해도 도무지 길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나 기억할 것은 그것이 끝은 아니라는 것이다. 단지 힘이 들고 지쳐 있을 뿐, 결코 실패자가 된 것이 아님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종종 성경의 인물 가운데 다윗을 신앙의 본으로 삼는다. 다윗은 17세 나이에 역사의 무대에 등장했다. 그는 도무지 물리칠 수 없는 거대한 산처럼 보였던 골리앗 장군을 단숨에 때려눕히면서 화려하게 혜성처럼 나타났다. 그러나 사울왕의 치사한 질투심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들과 산으로 골짜기로 도망 다니는 애처로운 신세가 되었다.

다윗은 하루아침에 이스라엘의 막강한 군대 사령관의 자리에서 실직하고 이곳저곳을 떠 돌아다녔고 300명의 블레셋 사람들을 죽인 사건으로 인해 결혼했던 아내 미갈이 다른 남자와 재혼하여 떠나버리고 말았다. 생명까지도 함께 나눌 수 있었던 요나단도 만날 수 없었고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용기를 주었던 스승 사무엘 선지자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리고 질긴 목숨하나 부지하기 위해 블레셋 사람들 앞에서 미친 체하며 입에 침을 질질 흘리면서 비렁뱅이처럼 행동함으로 조롱거리가 되었다. 밑바닥까지 추락한 다윗은 내가 이렇게까지 하면서 살아야 하는가? 입에서는 절로 탄식이 흘러나왔다.

우여곡절 끝에 사람들을 모아 재기를 도모했지만 따르던 사람들이 갑자기 돌변하여 다윗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망했노라고 하면서 돌을 들어 치려는 것이 아닌가? 다윗은 막다른 벼랑 끝에 혼자 서 있는 것 같았다. 적군이 아니고 동족들에 의해 돌에 맞아 죽을 지경이 된 것이다.

이때의 다윗의 형편을

“다윗이 크게 다급하였으나”(사무엘상 30:6)고 기록하고 있다.

마음이 심히 답답하고 괴로웠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다윗의 인생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성경은 바로 이 마지막 자리에서 일어난 다윗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그의 하나님 여호와를 힘입고 용기를 얻었더라”(사무엘상 30:6)

하나님은 언제나 인생의 마지막 자리에 서 계신다. 그리고 더 이상 한 발짝도 내 딛을 수 없는 끝자리에서 우리를 만나주신다. 다윗을 인생 끝자리에서 만나 주신 하나님을 성경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나를 위하여 모든 것을 이루시는 하나님”(시편 57:2)

여러분은 벼랑 끝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만나 보았는가? 내 가진 것을 다 포기하고, 미련 없이 다 내려놓은 후에야 비로소 일하시기 시작하시는 하나님을 만나 보았는가? 하나님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힘을 모두 다 뺄 때 비로소 일하시기 시작하신다. 모든 스포츠의 기본은 힘을 빼는 것이다. 수영도, 골프도, 테니스도, 권투도 기본은 힘을 빼라고 한다. 심지어는 운전도, 자전거를 타는 것도 힘을 빼야 잘 탈 수 있다. 물론 신앙생활도 내 힘을 다 빼고 빨리 내려놓을 때가 하나님이 일하시는 때이다. 움켜쥐고 내가 해 보겠다고 안간 힘을 쓰고 있는가? 내려 놓으라 그리고 힘을 빼라. 벼랑 끝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될 것이다.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pastor88@hanmail.net

<저작권자 © 합동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3
default_setImage2

최신기사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