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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하 칼럼]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기사승인 2020.11.04  08:3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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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하 목사/정년연구위원장·증경평양노회장·예수사랑교회

▲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독일의 마르틴 루터가 형식과 의식에 매여 있던 구교 가톨릭 교회에 대하여 종교개혁의 깃발을 든 것은 1517년 10월 31일 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일반인에게는 성경이 없었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인쇄술이 없어 성경은 보고 베끼는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중세는 암흑의 시대였고 종교란 이름은 있었지만 인도할 말씀이 없는 시대였다. 종교 개혁자였던 마르틴 루터는 말하기를 “금속인쇄술은 복음 전파를 위해 신이 내리신 최대의 선물”이라고 극찬했다. 1517년 10월 31일 비텐베르크 대학 정문에 내건 95개 조항의 논제도 대량으로 인쇄하여 배포할 수 있었다.

금속활자 인쇄술을 최초로 발명한 사람은 15세기 중엽, 독일의 구텐베르크라고 알려져 왔었다. 그러나 2001년 9월 유네스코에서 고려 공민왕 시대의 직지심체요절이 세계 최초의 금속 활자본임을 공식 인정하며 최초 발명의 주인공이 뒤바뀌어졌다. 2005년 5월 미국 부통령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 엘 고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만든 금속인쇄술은 사실 한국에서 건너온 기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 일은 단순한 일이 아니다. 우리가 서양의 근대화에 직·간접적으로 얼마나 큰일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독일의 자크 아탈리는 ‘미래의 물결’에서 “대한민국은 미래를 이끄는 세계 11개의 공동강국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2030년쯤이면 아시아 최대의 경제대국이 되어 다른 나라들이 우리를 벤치마킹 할 것이며 심지어는 일본까지도 우리를 롤 모델로 삼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1960년 1인당 국민소득 82달러로 방글라데시보다도 못하던 최하위의 나라에서 불과 몇 십 년 만에 대단한 반전을 이뤄낸 것이다. 물론 외부의 이런 예측에 대하여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국내의 경제학자들도 적지 않음이 사실이다.

역사를 볼 때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은 시대를 막론하고 애국운동에 항상 앞장서 왔던 것을 볼 수 있다. “기독교에는 국경이 없으나 기독교인에게는 조국이 있다”는 말이 있다. 히브리 민족의 영도자였던 모세에게서 대표적인 민족 사랑을 찾아볼 수 있다. 그가 시내산에 하나님을 만나러 올라가 40일을 머물 때에 백성들은 금송아지를 만들어 놓고 절하고, 춤추며 하나님께 범죄 하였다. 노하신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내가 이 민족을 멸하고 너를 중심으로 새로운 나라를 세울 것”이라고 말씀하셨을 때 모세는 이렇게 하나님께 간구했다,

이제 그들의 죄를 사하시옵소서 그렇지 아니 하시오면 원하건대 주께서 기록하신 책에서 내 이름을 지워버려 주옵소서 (출 32:32)

성경을 보라.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느헤미야, 아모스, 호세아, 미가, 학개... 예언서에 나오는 선지자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나라와 민족을 향한 피 끓는 애정과 충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에스더는 동족이 몰살당할 위기에 처했을 때에 자신은 왕비로 안전했지만 3일간 금식한 후에 “내가 죽으면 죽으리라” 는 각오로 왕 앞에 나아갔었다. 그로인해 유대 백성들을 살려냈던 것이다.

민족의 슬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여기며 죽음을 각오하고 하나님 앞에 나갔던 스코틀랜드의 존 낙스도 이렇게 기도했다. “오 하나님이시여 나에게 스코틀랜드를 주시옵소서. 아니면 이 생명을 거두시옵소서” 존 낙스는 한 나라의 운명을 그의 두 손에 올려놓고 백성을 위하여 생명까지 바칠 각오로 기도했던 것이다. 이로 인해 피의 여왕이라고 불렸던 메리 여왕은 이렇게 평가했다. “일 만 명의 군대보다 존 낙스의 기도가 더 무섭다.”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그리스도인 애국자들이 있었다. 1919년 삼일운동 당시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33명 중에 절반 이상이 기독교인이었음은 이미 잘 아는 사실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와의 치열한 싸움을 한지 벌써 10개월이 다 되어간다. 그동안 국민들의 삶은 물론이거니와 나라 전체가 거덜 날 지경에 이르렀다. 영세한 자영업자들은 물론이고 앞길이 창창한 청년들마저도 줄어든 일자리로 인해 전전긍긍하며 힘을 잃고 있다. 번화하던 거리의 상가엔 임대를 알리는 쪽지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안개가 짙게 낀 것처럼 내일이 보이지 않는 조국의 현실과 무너져 내린 교회의 제단을 보며 때론 깊은 한숨이 나오기도 하지만 이 땅에는 분명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숨어있는 7,000명이 있을 줄 믿는다. 또한 불꽃같은 눈초리로 이 땅을 굽어보시며 인간의 생사화복과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려 가시는 하나님의 위대한 손길이 이 땅을 치유하실 것이다. 우리 민족은 지난 반만년의 역사 속에서 숱한 외부의 공격과 도전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DNA를 키워왔다. 분명 전 세계의 수많은 나라들 중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우리 국민의 우수성을 만방에 알리게 될 것이다. 해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고 했다. 지금 칠흑 같이 어두운 어둠이 우리를 덮고 있지만 분명 아침은 올 것이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말이 생각난다.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pastor88@hanmail.net

<저작권자 © 합동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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