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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아포리즘] “강물이 되고 싶지 않나요. 바다가 그립기 때문이죠”

기사승인 2021.05.02  07:5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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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강석 목사/예장합동 총회장·한교총 대표회장 법인이사장·새에덴교회

▲ 소강석 목사(예장합동 총회장·한교총 대표회장 법인이사장·새에덴교회)

“♪내 마음 강물 되어 흐르고 있습니다 / 멈추라 하여도 흘러야만 합니다 / 보냄을 아쉬워 않고 돌아옴을 반기지 않고 다시 옴을 그리워하지도 않습니다 (중략) 멈추고 붙잡는 것이 속절없는 것을 / 흘러야 행복인 줄 알기에 끊임없이 흘러갑니다”

이 노래는 제가 꽤 오래 전에 쓴 시에 작곡을 한 것입니다. 아주 오랜 시절 제가 마음속으로 정말 깊이 존경했던 목사님이 어느 특별한 상황에서 저를 인정해 주지 않고 모른 척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는지 모릅니다.

과거 ‘TV문학관’이라는 드라마에서 어느 제자가 그토록 스승님을 존경하고 따랐는데 정작 결정적인 순간에 스승이 자신을 인정하지 않고 버렸을 때 탄식하는 장면이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세월이 지나 저는 그분의 영정 앞에서 독백으로 물어 보았습니다. “목사님, 왜 그러셨어요? 제가 무엇이 그토록 목사님 마음에 안 드셨나요?” 하룻밤 내내 장례식장에서 밤을 새우면서도 “목사님, 왜 왜 왜...”를 계속 물어 보았습니다. 장례식이 끝나고 마침내 이 가사를 작시하고 노래까지 작곡을 한 것입니다. 저는 마음에 아픔과 상처가 있을 때마다 이 노래를 부르면 그냥 마음이 강물처럼 씻겨가는 것을 느낍니다. “♪내 마음 강물 되어 흐르고 있습니다 / 멈추라 하여도 흘러야만 합니다...”

▲ 기자 인터뷰:총회총무 고영기 목사, 총회장 소강석 목사, 합동헤럴드 대표/발행인 구인본 목사(좌측부터)

저는 원래부터 총신 재단이사나 재단이사장에 애착을 갖지 않았습니다. 제가 총회장이지만 총신정상화위원장도 총회장으로 모셨던 분이 하시도록 양보하였고, 위원들도 대부분 그 분의 사람들로 구성을 하였습니다. 저는 이 일보다는 한국교회 연합기관을 하나로 만들고 한국교회 예배회복과 공적사역을 하는데 힘을 쏟았습니다. “총신이야 누가 해도 잘하지 않겠는가” 하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예상치 않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전 총회장님께서 정이사에서 탈락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 이사장 후보로 염두에 두었던 오〇〇 목사님까지도 제외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한동안 많이 당황했지만 후에라도 그 분을 정이사로 추천해 보려고 했는데, 여러 얽히고설킨 상황으로 인해 그 뜻을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 재단이사회

그래도 저는 전혀 총신 재단이사장 자리에 애착을 두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연합기관의 하나 됨과 공적 사역을 하는데 치중을 하였습니다. 더구나 총회 행사들이 조금씩 많아지면서 그 행사에 찾아가서 설교를 하거나 블레싱을 하는 사역도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그러나 총회와 총신의 관계 회복, 총회가 총신을 후원하는 일을 위해서라도, 잠시나마 저더러 총신을 위하여 십자가를 지라는 주문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심지어는 총신 관계자까지도 그런 부탁을 해 왔습니다. 그 분들은 저에게 합의추대를 해 줄 터이니 부디 안 한다는 소리만 하지 말아달라고 거듭거듭 요청해 왔습니다.

그러나 현장에 가보니까 예상과는 달리 너무 대결구도로 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저와 함께 밖에서 대기 중이던 모 이사님께, 저도 내려놓을 테니 목사님도 내려놓고 총신의 발전을 위해 누가 되든지 합의추대로 가도록 하자고 말씀드렸습니다.

▲ 총회장 소강석 목사(좌측 두 번째)

그러나 저와 생각이 다르자 저는 다음 일정도 있고 해서 부득이 이석을 하였습니다. 이석 후 생각해 보니 안에 계신 이사님들께는 송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후에 제 3의 후보라도 뽑힌 줄 알았는데, 이사장을 뽑지 못하고 산회하였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또한 믿기지 않는 이야기들이 들려왔지만 저는 애써 흐르는 강물이 되고 싶었습니다. “♪미움도 원망도 슬픔도 고통도 고일 길이 없어서 흐르고 흘러가고 있습니다” 강물의 첫 번째 특징은 흐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멈추라 하여도 흘러야 하는 것이죠.

두 번째 특징은 바다를 사모하는 것입니다. 왜 바다를 사모합니까? 바다에는 욕망의 높낮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거기에는 그저 충일함만 넘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강물에게는 하나의 사명이 있습니다. 모든 오물이나 쓰레기를 씻기며 다 바다로 가져가는 것입니다.

지난 수요일 오전예배 때 한 집사님이 대표기도를 하셨는데, 저와 재단이사장과의 관계되는 기도를 하였습니다. 저는 기도가 끝나자 강단에서 “여러분, 앞으로 공적인 자리에서 그런 기도를 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그 기도마저도 어색하고 부담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뿐 아니라, 총회장 임기가 끝난다 할지라도 온 진심을 다해 총신을 사랑하고 섬길 것입니다. 지금의 총신은 섬기고 희생하는 지도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혹 계속되는 혼란을 막기 위해 또한 저의 희생과 섬김이 필요하다면 어쩔 수 없이 댐에 잠시 머물러, 몇 바퀴를 돌다가 다시 바다로 흘러갈 것입니다. 바다로 흐르는 것이 강물의 목표이기 때문이지요.  

소강석 목사 합동헤럴드

<저작권자 © 합동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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