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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광석 칼럼] 잿방어

기사승인 2021.09.09  09: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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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광석 목사/동도교회·천마산기도원 원장

▲ 옥광석 목사

<요리 삼 대째>라는 일본 드라마를 보면 이런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 스시맨 순은 도쿄 스시의 역사를 잇는 ‘야나기 초밥’에서 삼 대째 스시를 만들고 있다. 아버지에게 수련을 받으면서. 그는 어느 날 동네 음식점 여사친의 아픔을 공감하며 스시를 접대한다. 그 아픔을 공감하며 위로해 준다. 여사친은 실수로 주인에게 야단을 맞고 쫓겨났다. 자신의 실수였다. 그렇게 나와서 가는 도중에 스시맨 순을 만났다. 순은 그녀를 식당으로 데려와 스시를 접대한다. 이런 와중에 그녀가 주인에게 야단을 맞고 쫓겨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쇼코 스시를 접대하면서 이렇게 말을 건넨다.

‘쇼코라고 부르는 건 간토 지역뿐인데 출세어라고 해서, 쇼코(35cm이하), 히요(60cm까지), 잿방어(80cm이상)라며 자랄 때마다 이름이 달라져. 나도 말이야.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이 길로 들어섰지만, 아직도 혼나기만 하는 걸. 하지만, 어제는 안 되던 게 갑자기 되기도 하잖아. 그런 적 없어? 그럴 때면, 나는 지금부터다.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헤엄치면 분명히 쇼코처럼 커다랗게 자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쇼코는 거친 바다를 계속 헤엄친 후에야 마침내 잿방어가 되거든.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 하지만 우리도 그런 것 같아.’ 이 말 힘을 얻고 여자 친구는 다시 뛰쳐나온 식당으로 돌아간다. 훗날 그녀는 더 성장하여 더 큰 바다로 나가게 된다. 나 역시 고향을 떠나 서울로 왔다. 서울에서 미국으로 갔다. 더 넓은 세상 바다로 헤엄쳤다. 그랬더니 조금씩 성장했다.

믿음은 피하는 것이 아니다. 숨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넓은 바다를 향해 주님 손 꼭 붙잡고 항해하는 것이다. 직진이다. 거친 파도를 정면으로 부딪치는 것이다. 그래야 실력도 늘고 능력도 갖춘다. 유능한 항해 기술도 익힌다. 얕은 곳에서는 항해 기술을 절대 배울 수 없다. 거친 바다로 멀리 가야 한다. 주님이 원한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믿음이 약했을 때는 얕은 곳에만 머물고 싶었다. 그런데 그 실체를 제대로 깨닫고 보니 거친 바다를 두려움 없이 헤엄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부서지더라도. 파선이 되더라도. 주님이 건져주실 줄 믿고 서. 주님이 인도하실 포구를 향하여 믿음으로 계속 항해하는 것이 믿음이라는 사실.

▲ 옥광석 목사

한 겨울 눈보라가 치는 시카고 글렌코 해변에 홀로 서서 호수를 향하여 큰 소리로 찬양했다. 수도 없이. ‘거친 파도 날 향해 와도!’ 사랑의교회를 사임한 후 7년의 거친 항해 끝에 주님이 예비하신 항구에 도착했다. 그 포구가 서울 동도였다. 그렇게 쇼코가 히요가 되었다. 이제 히요가 잿방어가 되기 위해 거친 바다를 계속 헤엄친다. 거친 파도 날 향해 오더라도. 목회와 인생 항해는 항상 거칠었다. 순탄한 적이 없었다.

힘겨울 때마다, 절망할 때마다, 낙심될 때마다, 두려움에 휩싸일 때마다, 스시맨의 말을 한 번쯤 되새겨 보자.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어. 포기하지 않고 계속 헤엄치면 분명히 쇼코처럼 커다랗게 자랄 수 있어.’ 주님은 십자가의 거친 항해를 통해 부활의 포구로 나아가셨다. (히 12:3) 이것 때문에 거친 바다의 항해도 두렵지 않다. 주님과 교회를 위해 목숨 걸고 뛰쳐나온 목회의 여정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자녀들과 교회와 다음세대가 모두 잿방어가 되면 좋겠다. 지금의 코로나 시대는 교회를 잿방어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하나님의 섭리로 믿는다. 파도여! 더 거칠게 불어다오. 잿방어로 성장시켜다오. 교회여, 더 멋지게 거듭나자! 

옥광석 목사 pearlksoak@gmail.com

<저작권자 © 합동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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