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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광석 칼럼] 큰 부모, 작은 부모

기사승인 2021.11.11  08: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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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광석 목사/동도교회·천마산기도원 원장

▲ 옥광석 목사

‘아버지와의 건강한 관계 속에 있는 배우자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제 남편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신혼 2년도 채 되지 않는 신부의 말에 적잖은 감동을 받았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건강한 남자를 배우자로 삼겠다는 이야기에서 말이다. 정말 지혜로운 말이다.

부자지간의 사이가 건강하지 못하면 그 남편의 인격과 내면세계는 어떻게 될까? 씻을 수 없는 아픔과 상처로 남을 것이다. 아들은 행복할 수 없다. 그러니 신부가 신랑을 선택하는 우선순위가 과녁의 정중앙을 제대로 꿰뚫은 것이다.

그렇다. 삶은 관계다. 털실 옷과 같다. 씨줄과 낱줄로 촘촘히 연결된 옷 말이다. 그렇게 삶은 촘촘히 관계로 얽혀 있다. 이 중에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가장 소중하다. 특히 유소년과 청소년 시절,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자녀의 인격 형성과 내면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아들에게는 아버지와의 관계요, 딸에게는 어머니와의 관계다.

내 아버지는 자수성가하셨다. 아주 엄격했다. 자기 관리에 철저했다. 신앙 교육도 아주 엄격하셨다. 스파르타식으로 인생과 신앙 교육을 받았다. 반발심과 반항심도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마음 중심을 알았기에 견뎠다. 좋은 것만 보고 배우려 했다. 그래서 그런지 참견받는 것이 싫었다. 가만히 놔두면 좋다. 나 역시 잘 참견하지 않는다. 지켜보는 편이다. 자녀 교육도 그랬다. 가능한 한 참견하지 않는다. 본인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하는 편이다. 꼭 필요할 때면 한마디 한다. 중요한 가치는 가르친다. 누구보다 자녀를 존중하려 한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그렇다. 내 소유가 아니고 하나님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나는 청지기요 보호자일 뿐이다.

▲ 2019년 8월 일본선교집회시 옥광석 목사

세계적인 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씨의 책을 읽었다. 많은 것에 공감했다. 담박하게 살려는 그의 인생철학이 맘에 들었다. 특별히 자녀 교육 철학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는 기본을 강조한다. 겸손과 감사를 강조하고 존중을 강조한다. 배짱과 자신감을 강조한다. 자녀의 행복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였으나 대가와 보상은 바라지 않는다고. 자신의 소원은 자녀의 행복뿐이라고. 그렇게 자녀를 키웠다고. 그가 한 여러 말 중에 마음에 다가온 것이 하나 있다.

“큰 부모는 작게 될 자식도 크게 키울 수 있고, 작은 부모는 크게 될 자식도 작게 키운다고. 나의 작은 그릇이 내 아이들을 작게 가둘까 두려웠다. 모든 아이는 엄청난 잠재성을 지닌 존재다. 아이들이 그 잠재력을 걸림 없이 뻗어나갈 수 있도록 부모는 넓은 울타리 안에서 지켜봐 주어야 한다.” 맞는 말이다. 공감하고 동의한다. 자녀의 성공과 행복은 부모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정이 최선과 최고의 학교요,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한다. 부모는 평생 인생 스승이어야 한다. 본을 보여야 할 스승이다.

큰 부모가 되어야 한다.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부모의 행복을 대신 이루는 아바타도 아니다. 행복의 전유물도 아니다. 자녀를 통해 부모가 다하지 못한 꿈을 이루려는 욕심을 부려 선 안 된다. 자녀는 자녀일 뿐이다. 자녀의 삶이 있고, 인생이 있고, 꿈이 있다. 그 꿈을 이루도록 돕고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이 부모다. 자녀에 대한 욕심과 소유욕이 결국 자녀의 인생을 망친다. 작은 부모는 크게 될 자녀를 작게 키우고, 우물 안에 가둬 버린다. 작은 부모가 아니라 큰 부모가 되자. 예수님이 그러하셨다. 큰 부모요, 큰 스승이셨다. 큰 스승 밑에 큰 제자들이 배출되었다. 3년 동안 사랑으로 품고 가르쳤다. 이후에는 세상에서 홀로 서도록 도전하셨다. 그 가르침을 깨달은 제자들은 훗날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스승의 가르침을 전수했고 교회를 세웠다.

내 아버지의 자녀 교육과 철학을 돌아본다. 신앙 교육도 돌아본다. 또한 아버지가 된 나 자신도 돌아본다. 큰 부모로 서 있는가? 작은 부모로 서 있는가? 자녀는 자녀의 삶이 있다. 부모는 부모의 삶이 있다. 자녀의 삶을 존중해주고, 인정해주고, 축복해주면 된다. 홀로서다가 힘들어할 때 도움의 손길을 건네어 주면 된다. 자녀들에게 존경받는 부모이고 싶다. 자녀 행복의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 되고 싶다. 부모인 것이 행복하다. 부모를 둔 것이 행복하다. 부모가 될 자녀들을 생각하니 행복하다. 보람 있는 희생이 있어 행복하다.

옥광석 목사 pearlksoak@gmail.com

<저작권자 © 합동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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