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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광석 칼럼] 푸른 호수

기사승인 2021.11.25  08: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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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광석 목사/동도교회·천마산기도원 원장

▲ 옥광석 목사

안토니오는 3살 때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되었다. 하지만 6개월 후에 보육원으로 가게 된다. 이후 여러 번 보육원을 옮겨 다녔다. 그러다가 열두 살 때 위탁부모를 만난다. 하지만 위탁 아버지가 이때부터 안토니오를 학대한다. 그 위탁 어머니도 남편의 학대 속에 살았다. 엄마는 아들을 도울 수 없었다. 안토니오는 엄마에게 함께 도망치자고 했다. 하지만 엄마는 거절했다. 그렇게 폭력 아빠 밑에서 안토니오는 자랐다. 이후 그는 결혼한다. 딸(제시) 하나 있는 여성(캐시)과 결혼한 안토니오. 얼마 후 아내가 임신한다. 평생 가장 달콤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어느 날, 억울한 상황에 휘말려 경찰에 붙잡히게 된다. 그는 영문도 모른 채 이민단속국으로 넘겨지고 시민권이 없다는 사실을 난생처음 알게 된다. 졸지에 불법체류자가 되었고 추방의 위기를 맞이한다. 입양한 부모가 시민권 절차를 밟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변호사를 찾아가 백방으로 노력을 해 보지만 소용이 없다. 그렇게 안토니오는 추방당한다.

미국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종종 일어난다. 입양아인 것도 서러운데 시민권을 획득하지 못하여 추방까지 당하는 이들의 고통이 얼마나 클까? 2021년 개봉작 영화 <푸른 호수>(Blue Bayou)의 줄거리다. 한국계 할리우드 영화감독인 저스틴 전이 감독과 주연을 맡았다. 아내 캐시 역을 맡은 알레시아 비칸데르의 연기가 볼만하다. 아카데미 조연상을 받은 바 있다.

▲ 2021년 평양제일노회 북부시찰 가을수련회에서 시찰장 옥광석 목사(중앙)

두 번 가슴 뭉클했다. 폭력에 시달린 안토니오와 위탁 엄마와의 대화 속에서. 추방당하는 남편과 함께 떠나기 위해서 아내가 어린 두 아이를 데리고 공항으로 달려오는 장면에서 가슴 뭉클했다. 딸 제시가 아빠를 향하여 가지 말라며 소리를 칠 때, 자기도 따라가겠다며 울면서 소리를 칠 때는 가슴이 시리도록 저며 왔다. 지금도 한 해 수만 명의 아이가 미국으로 입양된다. 한국에서도 많은 아이가 미국으로 입양된다. 영화를 보고 가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감사했다. 좋은 부모 밑에서 자란 것에. 무엇보다 입양아로 자라지 않은 것에. 부모가 울타리가 되어 준 것에.

부모란 어떤 존재여야 할까? 가족이란 또 무엇일까? 기쁨과 슬픔을 영원히 나누는 관계여야 하고, 끝까지 함께하는 관계여야 하지 않을까? 모세도 입양아였다. 하지만 그는 모든 시련을 극복하고 민족의 영도자가 되었다. 입양의 아픔을 신앙으로 승화하여 인간 승리자로 우뚝 선 이들이 많다. 사랑에는 책임이 따른다. 무책임한 사랑으로 자녀들에게 고통을 주는 부모는 되지 말자. 끝까지 책임지는 사랑으로 살면 얼마나 좋을까? 자신들의 사랑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는 부모 말이다. 그런 부모가 되고 싶다.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사랑을 깨달으면 입양의 아픔과 고통, 정체성의 혼란, 추방의 극한 아픔도 극복할 수 있을까? 모세의 삶에서 해답을 찾는다. 앞으로 안토니오와 같은 아픔이 없으면 좋겠다. 삶은 끝없는 아픔과 고통과 상처의 연속이다. 십자가의 은혜와 사랑이 없다면 세상은 더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십자가의 은혜와 사랑만이 그 모든 아픔과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 그 은혜가 세상을 지배하면 좋겠다.

극한 고통과 아픔 중에 있는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을 통해 회복되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보다 더 큰 고통과 아픔 중에 있는 이들이 주변에 많다. 예수 십자가의 고통을 늘 기억하자. 그분 앞에 나가면 참 위로와 치유의 은총이 임하지 않을까?(히 4:15~16) 안토니오와 그 엄마도, 그 아내와 자녀들도 모두 그분을 만나면 좋겠다. 안토니오는 매일 푸른 호수로 나가 위로를 받는다. 당신의 푸른 호수는 어디인가? ‘내 주의 은혜 강가로 저 십자가의 강가로’의 찬양 가사가 너무 좋다.

옥광석 목사 pearlksoak@gmail.com

<저작권자 © 합동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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