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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하 칼럼] 트라우마 극복

기사승인 2022.05.18  09: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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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하 목사/서북협대표회장·총신대신대원총동창회장·전 정년연구위원장

▲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넌 나이가 많아” “넌 너무 뚱뚱해” “넌 피부가 검잖아” “너는 틀린 몸이야”

미국의 3대 발레단 ABT 수석 발레리나인 미스티 코플랜드가 어려서 늘 들어왔던 말이다. 13살 때 발레를 시작했고 브래들리 코치를 만나 그의 재능이 발견되었지만 근육질 몸매와 검은 피부에 큰 덩치는 늘 그의 가는 길목을 막았다. 발레는 서로 간에 발레복을 바꾸어 입어도 될 만큼 체격과 몸매가 거의 똑같이 정형화된 몸을 요구해 왔다. 당연히 코플랜드는 특별했고, 그로 인해 트라우마에 시달리곤 했다. 그러나 그는 도전했고 노력했다. 그리고 트라우마를 극복했다. 드디어 미국의 3대 발레단 ABT 수석 발레리나가 되었다. 2015년에는 타임지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되었고 예술가가 아닌 차별을 깨부순 개척자로 인정받았다. 500년 만에 처음으로 금기를 깬 트라우마를 극복한 주인공이 되었다.

트라우마는 과거의 충격적인 경험이 정신적 고통과 상처로 계속 남아서 현재까지 정신 장애를 일으키게 하는 원인을 말한다. 과거에 경험했던 사고나, 폭행, 질병 등 자신이나 타인의 신체와 정신에 큰 충격을 주었던 사건으로 인해 불안을 겪는 증상이다. 상처를 뜻하는 그리스어 ‘트라우마트’에서 유래한 말로 본래는 외상을 뜻하지만 심리학에서는 주로 정신적 심리적 외상을 일컫는다. 주변에 보면 트라우마로 절망감에 빠져 내일을 향해 나가지 못하고 발목 잡혀 사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여성이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길을 보란 듯이 당당하게 걷고 있었다. 훤칠한 키, 날씬한 몸매, 가늘고 예쁜 다리에 미니스커트가 어울리는 몸매의 여성으로 지나가던 사람들도 이 여성을 힐긋거리며 쳐다볼 만큼 균형 잡힌 몸매의 여성이었다. 그런데 이 여성이 계단을 내려오다가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앞으로 곤두박질치면서 넘어진 것이었다. 치마와 스타킹은 찢어졌고, 무릎에서는 피가 흘러 나왔다. 놀라운 것은 그 여자는 벌떡 일어서더니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뛰어가는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었을까? 수치심 때문이라고 한다. 수치심은 가장 빠르게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나도록 자신을 일으키는 힘이 있다고 한다. 사람은 자신의 수치심을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하는 심리가 있다. 그래서 마치 수치심이 원래 없었던 것처럼 행동한다. 그러나 이 여자는 이후에 계단만 보면 그때의 일을 기억하며 트라우마에 사로잡히게 된다고 한다. 어려서 뜨거운 주전자나 난로를 만졌던 경험이 있다면 그 아이는 성장해서도 트라우마로 그런 것들을 피하게 된다.

여기 과거의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미래로 나가지 못했던 한 인물이 있었으니 모세였다. 모세가 미디안 광야에서 양치는 목동일 때의 일이다. 호렙산 근처에서 신비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는데 가시떨기 나무가 불에 타고 있는 듯 한 광경이었다. 그 가시떨기 불꽃 속에서 음성이 들려왔다. 애굽에 있는 히브리 백성들에게로 가서 그들을 애굽의 압제에서 구해내라는 하나님의 말씀이었다. 이때 모세의 반응을 보라

(출 3:11) 모세가 하나님께 아뢰되 내가 누구이기에 바로에게 가며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리이까

그의 말 속에는 두려움의 트라우마가 자리 잡고 있었다. “내가 누구이기에...” 그는 사실 왕궁에서 40년 동안 왕자 수업을 받았던 유능한 사람이 아니었던가. 그럼에도 왕궁을 도망칠 때의 두려움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자신이 가 봐야 과거에 사람을 죽이고 애굽에서 쫓겨 난 살인자라고 매도할 것이 분명해 보였고 공연히 갔다가는 긁어 부스럼이 될 가능성도 염려되었다. 그는 말하기를 “나는 말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요 입이 뻣뻣하고 혀가 둔하니 보낼만한 사람을 보내라”고 했다. 모세는 네 번이나 하나님의 명령을 거부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과거에 경험했던 피해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이었다.

여러분들에게는 트라우마가 없는가? 실패했던 경험, 배신당했던 경험, 담보 서 주었다가 집 날린 기억, 고질병으로 고생했던 기억, 결혼에 실패한 경험, 학교에서 학교 폭력에 시달리던 경험... 세상에 트라우마가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누구나 한두 가지씩 트라우마는 가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그 트라우마에 넘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트라우마를 뛰어넘어 정상에 서는 사람도 있다. 성공적인 사람은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사람이다.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pastor88@hanmail.net

<저작권자 © 합동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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