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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광석 칼럼] 스승

기사승인 2022.05.19  07:2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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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광석 목사/동도교회·천마산기도원 원장

▲ 옥광석 목사

지난 주일이 스승의 주일과 스승의 날이었다. 나를 가르치고 이끌어 준 분들이 떠올랐다. 특별히 목회의 스승들이 생각났다. 교육전도사 시절의 스승인 신세원 목사님, 신 목사님은 신사였고 인격자였다. 교육전도사인 내게도 존댓말을 사용하셨다. 훌륭한 인품의 소유자셨다. 첫 부목사 임지에서 만난 장영춘 목사님, 장 목사님은 기획과 행정과 선교와 네트워크의 달인이셨다. 미주 크리스천 신문사를 발간했고, <세계 한인 선교사 대회>를 설립하셨다. 해마다 이 대회를 통해서 세계 선교와 목회에 동기부여를 하셨다.

사랑의교회 옥한흠 목사님도 잊을 수 없다. 가장 오래 모신 담임목사님이시다. 서재에 방문할 때마다 이분의 책상 위엔 신간 도서가 수북이 쌓여있었다. 독서가요, 학자요, 설교자요, 혁신가셨다. 한 편의 주일 설교를 위해 매주 20시간 이상을 투자하셨다. 소탈하시고, 인간적이시고, 매사에 본이 된 귀한 목사님이셨다. 시카고에서 만난 송용걸 목사님도 잊을 수 없다. 설교와 부흥의 은사가 있는 특별한 분이시다. 심방의 달인이시다. 이분과 심방을 동행하면서 은혜를 많이 받았다. 밤낮없이 방문하신다. 어느 날 양로원 심방을 가시는데 목사님의 뒷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 적도 있었다. 마음이 따뜻하고 사랑 많으신 목사님으로 기억된다.

미국 유학 시절 만난 김 목사님도 기억난다. 척박한 그곳에서 개척하여 교회를 세우셨다. 합동 교단의 교회로서는 가장 모범적인 교회였다. 김 목사님은 겸손하시고, 아주 소탈하셨다. 교회 일이라면 밤낮이 없으셨다. 교회 건물에 문제가 있으면 스스로 고치셨다. 사람을 부르면 돈이 많이 든다고. 나중에 교회에 아픔이 찾아와 목사님과 함께 교회를 개척하기도 했다. 옥치상 목사님도 빼놓을 수 없다. 그분에게서 기도를 배웠다. 탁월한 설교자셨다. 가정보다 교회를 사랑하신 목사님, 교회와 산과 들과 바닷가에서 수시로 밤새워 기도하시던 아버지, 누구보다 기도를 많이 하셨다. 그분의 목회는 기도 목회였다. 기도에 있어 그분의 반의반이라도 따라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하였다. 목회 스승의 길, 쉽지 않다.

▲ 평양제일노회 탁구동아리(평탁동), 5.16(월) 열방교회(이승재 목사)에서 친교 탁구 모임.

세월이 흘렀다. 나도 모르게 스승이 되어 가고 있다. 누군가는 주목하고 있을 것이다. 두렵다. 그분들에게 어떤 목회자, 어떤 스승으로 비추어지고 있을까? 본받을 만한 스승으로? 아니면 본받지 말아야 할 스승으로? 스승의 길은 멀고 험하다. 본을 보이며 산다는 것은 너무 힘겹다. 날마다 나를 죽이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목회 스승인 사도 바울의 외침이 마음속에서 울려 퍼진다. “나는 날마다 죽노라.”(고후 15:31) 또 다른 외침도 들려온다.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전 10:12) 목회 스승이셨던 어느 분의 책상 위에 <나는 날마다 죽노라>가 적힌 액자가 놓여 있었다. 자기를 죽어야 사는 길이 목회다. 그 길이 스승의 길이다. 십자가에서 매일 죽어야 산다. 학생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내놓은 스승도 있다.

예루살렘의 홀로코스트 기념관 뜰에 코르자크 선생님을 기리는 동상이 있다. 겁에 질려 벌벌 떠는 어린 학생들을 두 팔로 꼭 껴안고 있는 모습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점령지 폴란드의 한 초등학교에 독일 군인들이 들이닥쳐 유대인 학생들을 색출했다. 자기들을 헤치려 한다는 사실을 아는 아이들이 울면서 코르자크의 품에 안겼다. 유대인이 아닌 코르자크는 유대인 아이들과 동행했다. 군인들은 유대인이 아닌 그를 격리하려 했지만, 그는 단호했다. 무서워하는 아이들을 끌어안고 함께 트럭에 탔다. 트럭은 얼마 후 트레물렌카 가스실 앞에 도착했다. 코르자크는 아이들과 함께 자원하여 가스실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들이 죽는 순간까지 함께하고자 기꺼이 자기 목숨을 내놓은 것이다. 그렇게 아이들을 끌어안고 함께 죽었다. 자기 백성을 위하여 기꺼이 자기 목숨을 십자가에 내놓은 스승 예수님의 모습을 본다. 스승의 길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그래서 성경은 선생이 많이 되지 말라고 한다. 더 큰 심판을 받기 때문이라고. (약 3:1) 두렵다. 

옥광석 목사 pearlksoak@gmail.com

<저작권자 © 합동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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