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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광석 칼럼] 은인

기사승인 2024.07.25  00: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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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광석 목사/총회목양아카데미 위원·동도교회·천마산기도원 원장

▲ 은인 어수영 장로님과 옥광석 목사 / 뒤의 건물이 어 장로님이 유학 시절 공부하였던 미시간 대학교 대학원 도서관

바나바가 다소에 머물고 있던 사울을 찾아가서 그를 데리고 안디옥으로 갔다. 만약 바나바가 다소에 머무는 사울을 찾아가지 않았다면 그는 역사의 전면에 등장할 수 없었다. 꿈을 잃고 고향 다소에서 천막 짓는 일을 하다가 죽었을 것이다. 바나바는 사울의 은인이다. 역사 속의 바울을 있게 만든 장본인이요, 은인이다. 그가 바로 바나바다. 그는 기독교 역사를 뒤바꾸어 놓았다. 스카우트 한번 잘해서 말이다. 사울이 이 사실을 기억했다면 훗날 1차 선교 여행 후에 다투지 않았을 것이다.
 

▲ 2024년 동도교회 천마산기도원 8.15 기념대성회 강사진

바울은 참아야 했다. 마가 요한이 부족하고 잘못을 했더라도 참아야 했다. 마가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고 2차 선교 여행 때도 동행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것이 은인에 대한 보답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바울은 그러질 못했다. 결국 두 사람이 심하게 다투었고 헤어졌다. 따로 선교팀을 꾸리고 2차 선교 여행을 떠났다. 은혜의 빚을 갚을 좋은 기회를 바울이 놓쳤다. 읽을 때마다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 옥광석 목사가 살았던 시카고 옛집

당신의 바나바는 누구였는가? 당신의 다소는 어디였는가? 실패와 좌절의 장소가 어디였는가? 사울은 예루살렘 사역의 실패로 그곳에서 쫓겨나 고향 다소로 내려왔다. 적어도 십 년 이상을 이곳에서 머물렀다. 나의 다소는 시카고다. 서울에서 뉴저지로 와서 개척하였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실패의 아픔을 가지고 시카고로 갔다. 이곳에서 7년을 지냈다. 재기의 몸부림을 쳤다. 이때 동도교회 청빙위원들이 찾아왔다. 두 번을 찾아왔다. 2009년 봄과 가을이다. 2010년 초에 공동의회에서 후임으로 결정이 되었다. 동년 10월 5일에 입국하고 10월 23일에 위임식이 거행되고 동도교회 3대 위임목사가 되었다. 이후 지금까지 목회하고 있다. 은혜다.
 

▲ 시카고 추억의 빵집 파네라(알링턴 하이츠 소재)

당시 5인으로 구성된 청빙 위원장이셨던 어수영 장로님이 7개월 전에 미국 미시간 앤아버로 이주하셨다. 이번에 안식년 휴가를 맞이하여 시카고를 방문하였을 때 차를 빌려 4시간을 타고 장로님 댁을 방문하였다. 그때의 은혜와 사랑에 고마워서. 처음으로 청빙 문제로 통화한 분이다. 이후 한결같이 나의 목회를 지지하고 응원해 주셨다. 대학의 정치학 교수님답게 지혜를 많이 주셨다. 사랑을 많이 받았다. 목회적 어려움이 닥쳤을 때 누구보다 나를 보호하고 지켜 주셨다. 나에게 바나바와 같은 분이다. 은인이다. 이제 동도의 목장을 떠나 미국 미시간 앤아버로 이주하셨다. 변호사인 따님댁 근처에서 잘 살고 계셨다. 7개월 만에 내외분을 뵈었다. 너무나 반가웠다. 며칠간 꿈만 같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과분한 대접을 받았다. 내외분이 강건하길 기도했다. 무병장수하시길 기도했다.
 

▲ 호수변에서 찍은 시카고의 도심

살다 보면 바나바와 같은 은인을 만난다. 은혜다. 은인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은혜의 빚을 또 다른 사울에게 전해야 한다. 또 다른 다소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은혜를 베풀어야 한다. 우리 역시 또 다른 바나바가 되어야 한다. 또 다른 사울을 찾아가 호의를 베풀고 은혜를 베풀어야 한다. 그가 힘겨운 자리, 절망과 좌절의 자리에서 일어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야 한다. 그 모습이 아름답고 귀하다. 그렇게 은혜는 흘러가야 한다.
 

▲ 동도교회

지금도 다소에 머물러 힘겹게 살아가는 이가 주변에 있는가? 그가 누구인가? 그에게 찾아가서 은인에게 받은 그 사랑과 호의를 베풀자. 그렇게 은혜의 바통을 전달하자. 또 다른 다소의 사울을 찾아 나서자. 또 다른 바나바가 되어 주자. 바나바의 모습 속에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본다. 다소에 머무는 사울 같은 이들에게 은혜를 베풀자. 최근에 그런 사람을 만났다. 더 많은 은혜를 베풀고 싶었다. 하지만 여건상 더 많이 베풀지 못하여 아쉬웠다. 한 사람의 선한 행동과 호의가 역사를 바꾼다. 역사적인 인물을 배출하게 된다. 나도 역사적인 인물이 되어 은인의 은혜에 보답하고 싶다. 어느 날 내가 다소의 사울이 될 수 있다. 안디옥의 바나바도 될 수도 있다. 꼭 기억하자. 

옥광석 목사 pearlksoak@gmail.com

<저작권자 © 합동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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