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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하 칼럼] 작은 예수로 살고 싶다

기사승인 2021.06.02  01: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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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하 목사/정년연구위원장·증경평양노회장·예수사랑교회

▲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예수님의 제자들은 모두가 실패자들이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고난을 당하시고 살 찢고 피 흘려 죽으실 때 모두 도망쳐 버린 비겁자들이었다. 그들은 주님께서 십자가 형틀에 달리셨을 때 제 목숨 하나 부지하려고 대부분 그 현장을 떠나있던 은혜를 배반했고, 주님을 외면했던 실패자들이었다. 그들은 믿었던 예수님의 죽음으로 인해 두려움에 떨었으며 깊은 밤에 숨죽이며 문을 걸어 잠그고 모여 있었던 참으로 부끄러운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부활하신 예수께서는 그들을 찾아오셔서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라고 말씀하셨다. 참 속도 없는 분이시다. 예수님은 심판하고 정죄하고 책망하려고 오신 재판장이 아니시다. 실패하고, 낙심하고, 두렵고 불안해하는 제자들을 격려해 주시고 품에 안아주시려고 따뜻한 어머니의 품처럼 찾아오신 분이셨다. 격려는 헬라어로 ‘파라칼레오’ 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이 말은 어려움을 당한 사람에게 다가가서 용기와 힘과 희망을 준다는 뜻이다. 주님은 언제나 격려해 주시며 일으켜 주시는 분이셨다.

폴이라는 한 회사원이 뉴욕에서 중요한 회의를 마치고 동료들과 함께 공항으로 가기위해 거리로 나섰다. 그러나 그날은 금요일 오후인지라 교통체증이 심해 택시 잡는 것이 도무지 불가능해 보였다. 그런데 정말 기적과 같이 빈 택시 하나가 그들 앞에 다가온 것이었다. 동료들은 쏜살같이 달려가서 그 택시를 잡아탔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빨리 달려가려다가 길가 노점상의 과일 박스를 건드렸고 과일과 야채들은 길의 바닥으로 굴러 떨어져 난장판이 된 것이었다. 그러나 폴의 동료들은 어느 누구하나

이를 개의치 않고 택시에 올라탔고 더구나 동료들은 폴에게 빨리 타라며 이 택시를 타지 않으면 비행기를 놓친다고 소리쳤다.

폴은 먼저 가라고 하며 그 자리에 남았다. 노점상 할머니에게 다가가 보니 그 할머니는 눈물을 짓고 있었고 더군다나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자였던 것이다. 폴은 할머니를 위로하며 땅 바닥에 떨어진 야채와 과일들을 하나씩 줍기 시작했다. 길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지만 어느 누구 하나 관심 갖는 사람은 없었다. 땅에 떨어졌던 과일과 야채들을 모두 정리한 후에 폴은 지갑을 열어 지폐를 할머니 손에 쥐어주며 말했다.

“할머니 이 돈이면 손해 보신 것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자 할머니는 이렇게 묻는 것이었다.

“Are you Jesus?” (혹시 예수님 아니세요?)

이 말을 듣고 당황한 폴이 “나는 절대 예수가 아닙니다.”라고 대답했다.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조금 전 노점 가판대가 넘어지고 야채와 과일이 땅에 쏟아질 때 내가 도움을 요청할 분은 예수님 한 분 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나는 예수님께 이렇게 기도했지요. Jesus please come help me(예수님 제게 오셔서 제발 나를 좀 도와주세요) 그랬는데 기도의 응답처럼 당신이 와서 나를 도와주었거든요. You must be Jesus” (당신은 예수님이 틀림없습니다.)

그날 밤 폴은 비행기를 놓치는 바람에 뉴욕의 호텔에서 하룻밤을 더 머물면서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누군가가 나를 예수님 같다고 착각하게 했을 때는 언제인가?”

이 세상을 훈훈하고 사람 살만한 곳으로 만드는 것은 돈도 아니고, 능력도 아니고, 정치도 아니다. 우리 모두가 작은 예수가 될 때에 가능하다. 나는 정말 작은 예수가 맞는가? 만일 내가 예수님처럼 배려하고 이웃에 관심을 갖고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분명 나 한 사람 때문에 세상은 더 아름다워질 것이며 천국은 이 땅에 이루어질 것이다.

누군가가 우리를 예수님 같다고 착각하게 했던 적은 있는가? 나를 볼 때 나에게서 예수님이 보였으면 좋겠다. 내게서 예수의 흔적이 보이고 예수의 냄새와 향기가 풍겨났으면 얼마나 좋을까? 남은 생애를 작은 예수로 살고 싶다.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pastor88@hanmail.net

<저작권자 © 합동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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